연시 추천영화 (2016년 12월)

12월이면 끝이 다가와서인지 자신에 대해서 더 돌아보게 되고, 딱히 해놓은 것이 없는 듯한 자신을 탓하고, 외롭고,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살아간다는 것이 영화나 뮤지컬처럼 이렇다 할 큰 사건이 일어나거나 화려하고 뚜렷한 클라이막스가 없는 것이 본질인 것도 같지만, 자꾸만 스스로의 고뇌 속으로 잠식해버리면서 우울해지기만 합니다. 크리스마스며 망년회, 방학 같이 즐기고 축하할 일도 많지만, 길어진 밤 만큼이나 고민만 늘어나고 외로움만 깊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다가오는 기말고사를 보며 좀 더 힘을 내고 나아가야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두렵고, 자신이 없고,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절망하게 되는 시기인 것도 같습니다.

심지어 외로움은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도 어렵고, 어떤 변화를 주고 싶어도 어디서 어떻게 나를 위로해야 하는 지 막막해지기도 합니다. 혼자서 계속해서 심연에 빠지는 것 같은 심정, 손은 어디에도 닿지 않고 갈수록 숨이 차오르는데 누군가를 도움을 기대하기엔 내가 버틸 수 있을지, 약해져만 갑니다. 나보다 더 잘 살아가는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 같고, 내가 잘못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 지 걱정이 앞섭니다.

허나 이는 약해서가 아니라, 인간이라서 – 생각을 하고 감정이 있고, 그래도 더 잘 살아가고 싶은 존재라서 – 느끼는 감성이라고, 적어도 저는, 생각합니다. 잘 살고 싶으니까, 강해지고 싶고, 좀 더 사랑 받고, 인정 받고, 나아가고 싶어서 갖는 감정들인 거죠. 그 연장선에서 개인이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깝고도 잔향(殘響)있는 위로가 영화와 글입니다.

주변이 너무 어둡고 누구에게 어떻게 나의 상황을 표현해야 할지 막막할 때, 나에게 필요한 동료, 장소, 상황 그리고 영감을 영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저는 영화의 주인공과 함께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하면서, 힘도 내다 낙담도 하고, 내가 알던 것 이상의 세계를 느끼고, 영원히 남길 마음의 동료를 얻게 되곤 했습니다. 어쩌면 허구의 인물이기에, 믿음에 따라 그 어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고 가깝고 영원하게 남게 되기도 했습니다. 비록 이 감정과 위로는 저의 이야기이지만, 세상의 모든 고민이 있는 분들이 좀 더 신념을 갖고 자신을 믿고, 용기와 희망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에게 너무나도 큰 위로였던 영화와 글의 세계관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도 어느 새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이 마음은 저 뿐만이 아니라 연시인들도 공감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을 나누고 알리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각자 별의 수만큼이나 많은 영화들 중에서 고민 끝에 선택한 이달의 영화들입니다. 이 선택의 결과물인 이달의 추천작들은 이미 존재만으로도 자체의 따뜻함과 정성을 내재합니다. 나아가 추천 영화와 함께 쓰인 글에는 이 영화를 보게 될 누군가를 향한 기대, 고심, 그리고 배려가 담겨있습니다. 추천작들은 연시인들이 각자 가장 아끼고 같이 알고 싶은 친구를 소개해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뭐랄까요, 심지어는 연시에서 마련한 작은 연결, 기적이자 선물이기도 합니다.

이번 달의 모든 영화의 주인공들은 당신과 소통하기를, 그리고 당신 자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든 당신의 가장 간절한 순간에 찾아주시면, 그들은 누구보다도 반갑게 당신만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겁니다. 모든 12월의 작품들이 당신에게 조금의 위로가, 그리고 마음의 동료가 되었으면 합니다.

-박효명 (연시 10기)

201609추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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