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센터] 12월 정기영화 상영

[끝과 시작] 

한 해의 마지막 달이 시작하려는 찰나입니다. 끝의 시작에 서 있는 지금,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벌써부터 거리는 빛으로 물들며 연말 분위기를 한껏 내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은 급류처럼 빠르게 흘러 어느새 우리는 새해를 맞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끝과 시작이 맞닿아있는 것은 비단 한 해와 그 다음 해뿐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매일 끝났다 동이 틈과 함께 다시 시작하며, 만나던 사람과의 관계를 끝내고 다시, 혹은 다른 이와 또 다른 관계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끝과 시작은 각 단계의 마무리이자 처음이기 때문에 시작과 끝은 멀 수도, 가까울 수도 있지만 끝과 시작은 맞닿아 있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렇듯 끝과 시작은 맞닿아 있으며, 순간인 동시에 과거와 미래 전체인 관계로 우리는 늘 끝과 시작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에 대한 생각은 각각 다르고, 꽤 복합적입니다. 혹자는 끝이 후련할 것이고, 혹자는 시작에 두근거릴 것이며, 또 다른 이는 끝이 아쉬우며, 어떤 이는 시작이 두렵다고 말합니다.

 

끝날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시작을 주저하는 당신에게는 끝을 준비함과 함께 또 다른 시작을 맞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 마이크 밀스 감독의 <비기너스(Beginners, 2010)>를, 갑작스레 찾아온 혼란이 끝인지 혹은 잠시 쉬어가는 시간인지 혹은 어떠한 새로움의 장(章)인지 헷갈리는 당신에게는 끝이든 시작이든지간에 각자의 위치에서 가장 조화로이 행동하려는 현악4중주단의 이야기인 야론 질버맨 감독의 <마지막 4중주(A Late Quartet, 2012)>를 건네어봅니다. 끝으로, 지난날만을 바라보며 지금에도, 미래에도 무엇을 끝내거나 시작하는 데 어떠한 생각도 들지 않는 당신에게는 마크 로렌스 감독의 <한 번 더 해피엔딩(The Rewrite, 2014)>을 보여드리려 합니다.

 

다시 한 번 묻습니다. 끝의 시작에 서 있는 지금,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당신의 끝과 시작은 무엇입니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마지막’이 있으면 다시 ‘시작하는 이’가 있고, 시작은 결국 ‘한 번 더 엔딩’을 맞을 테니 이러나저러나 우리는 지금을 마음껏 느끼고 주어진 이 시간들에 충실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너무 걱정하거나 혹은 너무 두려워하지 않는 채로 말입니다.

 - 이호선 (연시 8기)

201612 regular screening 1200-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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