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예약, 약속을 지키는 연세인

내가 두 학기째 소속돼 있는 학술정보원 학생자치회 책갈피에서는 이번 학기부터 <옐로카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좌석예약을 하지 않고 열람실 좌석을 이용하고 있는 학우들에게 노란색 카드를 전달해 좌석예약을 유도하는 것인데, 옐로카드를 가지고 한 번 열람실을 돌 때마다 생각보다 많은 카드가 소진된다. 도서관 좌석을 이용할 때, 이용에 방해받는 것이 두려워 매번 좌석 예약증을 발급받는 나로서는 이렇게 많은 카드가 소진된다는 게 꽤 충격적인 일이었다.

▲좌석예약 캠페인의 "옐로카드"

▲좌석예약 캠페인의 “옐로카드”

 

책갈피의 메인 업무인 사물함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회실에 앉아 민원을 받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무단점거자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내 사물함인데, 누가 자물쇠로 잠가 놨어요!” 하면서 찾아오는 학생들이 꽤 많은데, 그 학생은 자기 사물함을 무단으로 이용한 사람 덕분에 책갈피 회실을 방문하는 불편함을 겪는다.

 

좌석 주인의 입장에서는, 자기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으면 일단 스트레스를 받는다. 기차를 타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걸. 분명히 내 표에 찍힌 자리는 여긴데, 덩그러니 사람이 앉아 있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기차의 경우 입석/자유석 표가 있다면 빈 자리에 앉아도 되니, 화는 내면 안 된다. 물론 앉아 있는 사람에게 얘기를 꺼내면 되지만, 기분 좋지 않은 말을 해야 하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머리가 아프다. 내가 자리 주인인데, 내가 왜 저 사람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지? 속 좁아 보일까 싶어 짜증은 못 내고, 기분만 상한다.

 

예약만 해 놓고 좌석에는 앉아 있지 않은 예약 부도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시험 기간만 아니면 보통 좌석이 남으니 정말로 필요한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는 드물다. 시험 기간에도 도서관 체크아웃을 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예약이 취소되는 제도로 보완하고 있다. 사용이 끝나면 좌석을 반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자신의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기에 강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현재로써는 좌석을 예약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로 다가오게 된다.

 

좌석 예약은 내가 이 자리를 사용하겠다는 것에 관한 무언의 약속으로, 열람실 이용 전 좌석을 예약하는 것은 이용자들 사이의 예의다. 위에서는 기차 좌석을 예로 들었지만, 원래 앉을 수도 있는가를 따져 봤을 때, 열람실 좌석과는 다른 이야기다. 혹시라도 비어있는 자리를 주인 오면 옮겨가는 식으로 사용하려고 마음 먹은 연세인이 있다면, 당장 그 생각을 머릿 속에서 지우기를 바란다. 내가 예약한 좌석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는 모습을 머릿 속에 그려 보자. 잠깐의 편리함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이 최소한 학교 내에서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 김현중 (학술정보원 학생자치회 책갈피/응용통계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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