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센터] 6월 정기영화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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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영화에서 얻는 것들이 제각각이다. 어떤 이들은 숨막히는 긴장감과 스릴을 즐길 것이고 어떤 이들은 아름다운 음악을, 어떤 이들은 눈이 즐거워지는 유려한 영상미를, 또 어떤 이들은 상처와 아픔의 치유를 원할 것이다.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누구나 기대하는 것들을 보게 되고, 더 나아가 능동적으로 찾게 된다. 내가 영화에서 보는 것은 이야기이다. 영화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것은 감독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배우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번 6월 정기상영의 주제는 ’2000년대 한국영화’ 이다. ‘박하사탕’, ‘봄날은 간다’, ‘킬러들의 수다’ 세 편의 영화를 준비했다. 이들 영화가 개봉한 시기는 90년대 말 경제위기와 세기말의 혼란을 딛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때이다. ‘새천년’ 이라는 단어 아래 흐릿한 희망을 품고 있던 때이다. 미디어 감상실을 찾는 대부분의 관객들은 유년기, 청소년기를 보냈을 시기이기도 하다.

10여 년이 지난 영화들을 보며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그 때 나는 무얼 하고 있었더라.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지. 그 때 지금 내 나이쯤 되었던 사람들은 지금의 나와 얼마나 다른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그 사람들은 뭘 하며 살고 있을까. 그 때 내 나이쯤 되는 요즘의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까. 그 사람들은 10여 년 뒤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우리가 지금 당연시 여기는 것들은 또 얼마나 많은 변화들을 겪게 될까. 이것은 논리와 비논리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도 사극을 보며 구닥다리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사회를 다룬 SF영화에서 중요한 건 영화 속 첨단 기술들이 과학적으로 얼마나 타당한지 아닌지를 따지는 게 아니다. 수십 년 전 개봉한 영화들은 단지 익숙지 않아 어색할 뿐, 낡은 이야기라 비웃으며 볼 가치가 없다고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시대를 뛰어넘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었으며, 또 훗날의 새로운 관객들에게 이야깃거리를 제공한 영화들이 바로 오래도록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명작으로 남게 된다. 각자가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을 떠올릴 것이다. 천연덕스레 ‘라면을 먹고 갈 거냐고’ 물었던 그녀를 떠올릴 것이며,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고 물었던 그가 떠오를 것이다. 어쩌면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화면 속의 헤어스타일도, 화장도, 옷도 너무나 촌스럽지만, 그래도 우리 눈에는 변하지 않은 것들이 분명히 보인다. 다들 그 시절의 이야기와 기억들이 있다. 또한 동시에 오늘날의 삶을 살고 있기도 하다. 그 때 당시엔 미처 보이지 않았던 우리들의 이야기들이 영화 속에 녹아있다. 기억은 선명하지 않지만, 그리고 정확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야기는 남는다.

그 시절 그 사람들, 우리들, 우리 사회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번 달 상영하는 세 편의 영화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찾아내기를 바라본다.

김상수
연시 9기/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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