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센터] 12월의 정기상영

세렌디피티 :

우연이 빚어낸 필연

 

“밤에 나는 추위를 느껴 잠에서 깼다. 그리고 그에게 담요를 한 장 더 덮어주었다.”

-로댕 가리

 

여기, 깊어가는 밤의 한 가운데 차갑게 얼어붙은 심장을 따뜻하게 녹여줄 사랑하는 이의 손길처럼 당신의 가슴을 온기로 채워줄 영화 세 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들 속 주인공들의 만남은 마치, 있는 줄도 몰랐던 비밀의 서재 속으로 들어가 발견한 오래된 책 혹은 낡은 겨울 스웨터 속에서 발견한 노랗게 바랜 편지처럼, 각자 다른 세상의 시간과 공간 속에 살아가던 이들이 오래된 새로움과 설레임으로 서로를 발견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들이쉬고 내쉬어 몸 속을 흐르는 피 곳곳에 녹아있는 숨을 이루고 있는 이들과 이루어갈 이들을 위하여 감사의 선물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이 영화들을 준비했습니다. 나와 당신의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이 삶이 결결이 녹아 살아 숨쉬고 있는 작품들,

그리고 당신이라는, 신이 창조해낸 가장 아름다운 예술에게 바치는 마음이지요.

 

“내가 이 삶을 축복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앙 보뱅

 

당신이 있기에 나는 이 삶을 더욱 사랑하게 됐습니다.

설명할 수 있는 모든 방식과 설명할 수 없는 모든 방식으로, 가능한 모든 방식과 불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당신이 있기에 내겐 매 순간이 이 삶과의 이별이자 만남이고, 끝이자 시작이며, 내 존재의 바닥끝을 마주하는 한계이자 그걸 넘어서게 하는 초월의 힘입니다.

 

우리의 만남에 대한 무한한 감사와, 살아온 날들에 축복과, 살아갈 날들에 대한 기대와 꿈을 모두 담아, 사랑해마지 않는 릴케의 시와 함께 당신께 바치는 이 서신을 마칩니다.

 

“인생이란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그냥 내버려두면 축제가 될 터이니

 

길을 걸어가는 아이가

바람이 불 때마다 날려오는

꽃잎들의 선물을 받아들이듯이

하루하루가 네게 그렇게 되도록 하라

 

꽃잎들을 모아 간직해두는 일 따위에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제 머리카락 속으로 기꺼이 날아 들어온

꽃잎들을 아이는 살며시 떼어내고,

 

사랑스런 젊은 시절을 향해

더욱 새로운 꽃잎을 달라 두 손을 내민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의 축제를 위하여>

-연시 8기 회장 백지원 (영어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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