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L이 장애학생에게 미안합니다.

2000년 이후 독일과 일본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장애의 유무는 물론 연령, 성별, 문화적 배경에 관계없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 및 제품을 설계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국민의 경우 10명중에 8명은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으며 실생활에서 이를 고려하려 애쓰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유니버설 디자인은커녕 ‘장애’ 한가지만으로도 일상생활의 수많은 부분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건축 및 운영에 있어 장애학생을 어떻게 고려해야할지에 대해 늘 조언을 아끼지 않는 ‘연세장애학생지원센터’의 가장 큰 권고사항은 장애학생을 위한 별도의 시설을 만들지 말고, 모든 공간과 시설에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UML 건축계획 시 공간, 서비스데스크, 키오스크, 무인대출반납기, 출입게이트 등등 각 요소요소에서 이를 반영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였지만 여러가지 고려사항이 충돌되었을 때에는 장애라는 요소가 의사결정에 가장 큰 이슈로 끝까지 고려되지 못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법이나 조례 등으로 강제,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은 폭넓게 수용하였고, 장애학생 지원센터의 권고사항은 최대한 수용하려고 많은 애를 쓴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충분하진 않아서 미안한 마음 가득하지만 UML이 장애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것들을 소개합니다.

우선 ‘장애학생 열람실’을 6층에 별도로 두었습니다. 이 공간은 도서관의 자원들을 장애학생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입니다. 전동식 높낮이 조절책상, 독서 확대기, 음성 독서기, 골전도 보청기 등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자문을 받아 학교 장애학생들에게 필요한 보조공학기기와 사물함 등을 갖추었으며, 간단한 회의, 휴게, 사무공간을 두었습니다. 출입문이 여닫이 문이어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학생의 출입이 힘들다는 의견을 듣고 이번 여름방학에 자동문으로 교체할 예정입니다. 이 장애학생 열람실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장애학생 및 도우미의 신분증을 별도로 등록해야합니다.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UML이용자통합서비스팀 (032-749-3301)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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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거의 모든 공간에 1-2석은 장애학생 우선 사용 열람석’으로 지정하였습니다. 법적 권고사항은 총 열람석의  1%를 지정하는 것이지만, UML은 2%인 총 14석을 지정하였습니다. 이 좌석은 다른 좌석과는 달리 장애학생이든 비장애학생이든 키오스크에서 좌석을 배정받을 필요없이 자율적으로 사용하는 좌석이지만 사용의 우선권은 장애학생에게 있기 때문에 비장애학생이 사용하는 중에 장애학생이 올 경우 장애학생에게 자리를 양보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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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1층 출입구, 장애학생 열람실에서 이용자통합서비스센터로 늘 연결될 수 있는 인터폰입니다. 도서관의 출입구는 지하1층과 1층 2개소입니다. 많은 학생들은 강의동과 가장 가까운 지하1층을 이용하고 있지만 지상에서 계단으로만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애학생은 도서관을 한바퀴 돌아 동쪽 1층 출입구로 출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다소 떨어진 다른 건물의 엘리베이터나 옥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지하주차장과 Y갤러리를 통해 지하1층 도서관 출입구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는 캠퍼스 마스터플랜상 3단계 공사까지 이루어질 경우 도서관 동쪽 1층 출입구는 학생들의 주동선을 수용하는 주출입구로 이용될 예정이었지만 3단계 공사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발생한 예상치못한 불편함입니다. 더구나 도서관의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출입동선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1층 출입구를 단축 운영할 때가 있어 1층으로 출입하는 장애학생들이 불편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이번 여름방학때 1층 출입구와 이용자통합서비스데스크 사이에 인터폰을 설치하여 장애학생이 1층으로 접근할 경우 언제든 출입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예정입니다.

그 외에도 모든 가구 및 키오스크 디자인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학생의 신체모듈을 고려하였고, 무인대출반납기에는 시각장애학생을 위해 음성안내, 점자판을 설치하였으며 화면구성을 별도로 하였습니다. 서비스데스크에는 휠체어가 근접할 수 있도록 데스크 하단을 음각으로 디자인하였으며, 전자신문키오스크 2대중 1대에는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도록 고정형 의자를 제거하였습니다. 미디어감상실의 출입구 앞 좌석열에는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도록 좌석을 하나 뺐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시설, 보조공학기기 등 하드웨어적인 요소 외에도 저희가 힘써야 할 부분이 많이 있음을 알고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출판사로 부터 인쇄책자의 텍스트파일을 제공받아 음성파일 및 점자 등 대체자료로 변환하여 시각장애인이 자료에의 접근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있지만, UML을 비롯한 국내도서관의 경우 아직 갈길이 멉니다.

장애학생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장애학생 및 장애학생에게 힘을 보탤 수 있는 비장애학생과의 커뮤니티를 더욱 공고히 하여 UML이 barrier free zone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요구사항을 전달해주시기 바랍니다. UML장애학생열람실의 작은 사무공간은 현재 비어있지만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을 위해 마련하였습니다. UML을 비롯한 전세계 모든 도서관은 궁극적으로 전세계인이 정보의 접근에 소외되지 않는 정보에의 평등을 꿈꾸고 있는 조직입니다. 꿈과 현실의 괴리는 너무나 크지만 함께 노력해보자고 너무나 미안한 마음을 담아 조심스레 전합니다.

-UML학술정보서비스팀 권봉근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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