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책이 도서관에 꽂히는 상상 – 정준오 선배가 들려주는 이야기!

얼마 전 여행에세이 『행복하다면, 그렇게 해』 (지식공감, 2012.12.10)를 출간한 정준오 동문(’01공학계열 입학, ’08 전기전자공학부 졸업, ’11 천문우주학과 석사 졸업)을 만나 보았습니다.

 

소개 좀 해주세요!

우리학교 전기전자공학 학사, 천문우주학 석사 졸업 후, 포스코엔지니어링 근무(’11) 뒤에 경희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12)해서 공부하고 있는 서른 살 학생입니다. 그 사이 여러 가지 학교 활동을 해서 모교에서는 거의 살다시피 했었습니다. 최초 우주인 도전, 군악대 생활, 자선 군고구마 판매 등 별난 일도 많이 벌였는데 이번에는 쑥스럽지만 책을 내게 되었네요. 물론 재미있어서 벌인 일인데, 저도 신기해요.

『행복하다면, 그렇게 해』 는 어떤 내용인가요?

중국, 네팔, 인도, 프랑스, 스페인 여행기이기도 하고, 서른 살의 자서전이기도 합니다. 부제를 “여행에서 맞은 서른, 길 위의 깨달음”으로 붙였어요. 93일 여행 중에 해가 바뀌어 서른 살이 되었기도 했고, 서른 즈음에 느지막이 방황하느라 가졌던 절박함, 미련, 서글픔, 간절함, 희망, 그 사이 깨달음을 모아서 남기고 싶기도 했고요. 여행 중에는 무엇보다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 했어요. 고스란히 책이 되었죠.

 

서른 여행은 어떠셨나요?

학교 졸업 후 꿈을 접고 회사에 다녔고, 실연을 당했고, 새 출발을 결심한 후에 다행히 빨리 확정이 되었고, 세 달 정도 시간이 남아서 여행을 떠났던 거에요. 그간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급하게 떠났죠. 계획도 치밀하게 세우지는 않아서, 여행하면서 일정이 거의 만들어졌어요. 중국에서는 도시 투어를 했고, 네팔에서는 히말라야 트레킹, 인도에서는 워크캠프 봉사활동과 기차여행, 프랑스에서는 알프스 스노보드, 스페인에서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습니다. 사람도 많이 만나고, 그만큼 이야기도 생기고, 저도 많이 돌아보았고, 아,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책은 그러면 어떤 계기로 쓰게 되신 건가요?

실은 여자친구에게 자서전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쓰던 중에 쓸모가 없어져 버렸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쓸 말이 더 많아졌다는 걸 알았죠.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품은 꿈이었고요. 그런데 제가 뭘 특별하게 이루거나 특출 났다거나 바르게 모범적으로 살았던 것도 아니었고. 그래서 내 이야기를 섞어서 책을 내기엔 여행이 제격이다 싶었죠. 실은 멋진 여행이야기 만큼이나 제 이십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에요. 책에 쓴 것처럼, 여행을 떠나고 책을 쓰는 것은 상처에 대한 치유과정이기도 했고요. “인생을 사랑한다면, 여행기를 쓰자. 내게 선물을 주자.”고도 외쳤습니다.

 

책 내는 데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내 책을 출판하는 거,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볼만 하답니다. 신문이나 서점 신간코너에 보면 다양한 주제로 새 책들이 참 많잖아요. 그런데 그보다 많은 책들이 매일 같이 쏟아져 나와요. 그래서 내가 원고를 잘 써놓기만 하면, 책 내는 건 출판사만 잘 잡으면 쉽게 해주겠거니, 했는데 쉬운 게 하나도 없었어요. 출판사 찾는 것부터 편집 디자인까지. 일단 제가 이름 있는 작가도 아니고, 영향력 있는 인물도 아니기 때문에 출판사에 제 원고를 들고 갔을 때 원고의 충실성, 기획의 참신성으로 승부해야하는데, 저는 그조차 여행에세이라는 아주 평범한 양식이었기 때문에 출판사를 잡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초기에는 원고분량이 많았고, 정제되지 않은 글도 많았는데 관심 있는 출판사 목록을 쫙 뽑아 두고 원고투고를 하는 동안 원고가 점점 간결해지고 조금씩 나아진 것 같아요. 부딪히고 깎이면서. 원고투고 후에 검토기간이 짧게는 열흘, 길게는 두어 달이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 사이 완곡한 거절 메일, 충고 답변 등을 계속 받으면서 지쳐갔죠. 스무 개 정도 출판사에서 리젝을 당하거나 무응답을 받고 나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마지노선으로 생각한 곳에서 거절 메일을 받고서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래, 이 출판사들이 내 책을 내지 않은 걸 후회하게 만들어 줘야겠다.”

그래서 더 열심히 스스로 책임 편집자가 되어서 작업했고, 자비로 출간이 가능한 출판사를 찾았어요. 제가 미리 투자를 하고, 출판사에서는 편집, 디자인을 도와주고 인쇄 및 유통, 마케팅 관련 부분을 도와주는 방식으로요. 기본적으로 제가 기획하고 구성, 편집하다보니 제 목소리가 가장 많이 반영된 책이 될 수 있는 대신 대중의 시선이 덜 반영된 책이 될 수 있다는 위험은 있죠.

다행히 인간적이고, 책 잘 만들어주는 출판사에서 여행 후 반년 정도 학교 다니며 작업한 원고를 들고 가서 최종 편집, 디자인 마무리까지 3개월 정도 걸려서 빛을 봤어요. 제가 최종파일을 보내놓고도 수십 번 수정 메일을 보냈던 통에 편집위원님 고생을 많이 시켰죠.

 

학술정보원에도 책이 등록되었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책이 출간되었다는 출판사 연락을 받았을 때는 아이를 낳아본 적은 없지만 아이를 낳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도서관에 이 책이 들어와 있다는 느낌은, 음, 아이가 좋은 학교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예전에 논문을 쓰면서 여러 학교 도서관, 국회 도서관 등을 다니면서 느낀 게 있는데요, 우리학교 학술정보원 만한 도서관이 없다는 거에요. 장서 규모, 시설, 시스템 어디 내놔도 반짝반짝합니다. 제가 학부 졸업하고 대학원에 들어갈 때 새 중앙도서관이 생긴 탓에 활용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서 아쉽기도 하고요. 여하간, 이렇게 자랑스러운 제 모교 도서관에 내 책이 있다는 짜릿함은 뭐라고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학술정보원을 이용하시는 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저도 책 작업하면서 참고 문헌 구하려고 우리 도서관 많이 이용했어요. 열람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어린 후배들 보면서 십년 전 추억에도 많이 젖고, 흘러가는 청춘의 역사를 관조하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도서관에도 역사가 가득한데, 그 안에서 흘러들어갔다 나오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역사를 만들어 가는 거니까요.

어린 후배들에게는 공부 할 수 있을 때 더 열심히 하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행복해야 청춘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할까 말까 망설일 때는 해 보는 게 남아도 뭔가 남구요. 사랑도 할 수 있을 때 더 많이 하구요. 특히 사랑! 너무 추상적이고 낭만적이기만 한 이야긴데 세상 말 다 지우면 그 말밖에 안남을 테니 마지막으로 할 말이 그것밖에 없네요.

『행복하다면, 그렇게 해』 제목처럼 책을 쓰면 행복해질 것 같아 책을 써 봤는데,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영광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HTML tags are not allowed.